늦은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보니 반가운 눈이 내리고 있다.
이렇게 소담스럽게 쌓인 눈은 이번 겨울에 처음이다.
서둘러 가방을 메고 디카를 들고 나섰다.
미끄러워 넘어지기 쉽다고 외출할 때 주의하라는
아이들의 염려 전화가 걸려오고
옆지기는 같이 못가니 혹시 사고라도 날까봐
물통은 지지말고 가라는 당부지만...
난 한 손에 지팡이 짚고 또 한 손엔 우산까지 받쳐들고
조심조심 뒷산 약수터 산행을 시작했다.
가다가 사진 한 장이라도 찍으려면 수속이 매우 복잡하다.
눈이 내리니 약한 디카 눈 맞아 병날까 우산 씌워야지
장갑 낀 손은 잘 움직여지지 않고...
넘어질까봐 지팡이는 짚으며 걸어야 하니 에구에구...
겨우 올라 현충원 통문에 도착하니 급경사 내리막이라
위험하니 주의 하시라는 위병의 염려스런 말까지
모두 뒤로하고 살금살금 내려가고 올라가고
그래도 내 즐기는 취미 중의 하나가 아름다움을 찍는 것인데
이만 길을 갈 수 없어서야 되겠는가.
역시 현충원은 우리들을 지켜낸 이들이 잠든 곳이라서인지
피어있는 눈꽃들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다만 내 표현력이 부족하여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함이 한스럽다.
마음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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