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매일 촉촉한 비가 내 마음을 적셔주는 날에는
풀잎끝에 매달려 영롱하게 빛나고 있을 이슬 방울이 더 보고 싶다.
내 마음이 그러하듯 이슬 방울은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릇에 담겼을 땐 그릇의 형태에 맞추어 그 모습을 바꾸어 빈틈없이 채워주고
풀잎과 만났을 땐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는 너그러움을 보인다.
머물라 하면 앉아서 정다운 얘기 들려주다가도
싫다고 살레살레 고개 저으면 슬그머니 미끄럼을 탄다.
데굴데굴 구르라면 귀여운 모습으로 꽃잎 위에서 춤을 추고
촉촉하게 적셔달라 부탁하면 생명이 다 말라버릴 때까지 그 곳에 머문다.
난 이들의 순수함이 좋다.
욕심부려 요동치면 혼탁하게 되고 잔잔한 마음으로 돌아가면
맑고 고운 소리로 속삭이듯 흘러가는 그런 모습이 좋다.
세상의 온갖 추악한 모습들을 품에 안아도
언젠가는 평온하고 한가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내 마음에 평화로운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주는 이슬과 물방울을 나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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