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꽃, 새

오랫만에 반가운 빗소리

황금햇살 2012. 7. 3. 22:14

풀석이는 흑먼지를 밟으며 느릿느릿 오르던 발걸음이

오늘은 그런대로 향그러운 내음이 코끝에 닿는듯하다.

아쉽기는 하지만 풀과 나무들의 잎에서도 윤기가 흐른다.

그동안 날씨가 덮기만 하고 매마른 날이 계속되니

내 가슴에도 싱그러움이 사그러든지 오래다.

꽃들도 계절을 알아차리는 감각을 잃었는지

모든 꽃들이 한꺼번에 피었다가

향기를 내뿜을 틈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지나가는 세월은 빠르기만 한데

반갑게 마주보며 속삭일 꽃들도 쉬어가지 않으니

내 삶을 향기롭게 하려는 마음만 조급하다.

 

지난 어느날 시름없이 발걸음 가는대로 걷다가

서울대공원에 들렸는데 마침 장미축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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