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엔 창문 흔들리는 소리와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에
비몽사몽 하다가 날이 밝으니 바람이 조금은 잦아들었다.
잘 자라던 나무가 뿌리를 드러내고 누어있고
높은 층에는 창문 유리가 깨진곳도 있다.
우리 집은 낮은 자세로 땅에 붙어 있으니
그래도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올해 여름 줄기차게 내렸던 빗줄기가
이번 태풍과 함께 먼 동쪽 바다로 물러나고
청명한 9월의 가을 하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더위에 지치고 쉴새없이 몰려오는 검은 구름에
몸도 마음도 맑고 밝은 모습을 찾기가 힘들고 움츠러든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 있는걸 보면
우리 고유의 가을 하늘이 내 마음을 밝히려나 보다.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고운 모습으로 사랑을 받는 꽃들을 보며
젖은 내 가슴을 뽀송하고 따스하게 다스려야겠다.
(와룡묘, 채송화, 꼬리풀, 비비추, 에니시다<양골담초>
세덤, 사철채송화, 큰고랭이, 창포, 루드베키아 ,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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