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렸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시도때도 없이 피고지던 개나리가 제법 탐스럽게 피고
산수유꽃도 예쁜 모습을 드러내더니 생강나무꽃도 시샘으로 피어나고
돌단풍도 언제 솓았는지 앙증맞은 꽃을 피웠더라.
창아래 매화나무엔 올해 제법 많은 꽃송이를 선보였고
수수꽃다리엔 꽃망울이 맺히는가 싶더니 이젠 그 향기로 코끝을 간지럽힌다.
살구나무는 활짝핀 꽃잎을 바람결에 날려버리고
작약도 머지않아 그 화려한 꽃을 피워내겠지?
구례 쌍계사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들도
지금쯤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을테니
이젠 여름옷으로 가볍게 갈아입고 새로 피어나는 꽃들을 찾아
다정한 님과 함께 오붓한 길을 떠나야할까부다.
오랫동안 이런저런 일들로 숨죽이며 기다리는 꽃들 돌아볼 수 없었다.
캉가루 마냥 자식들 품에 안고 가려하거나
젊었을 때 마냥 상쾌하고 경쾌한 발걸음 기대하며 기다리지 말고
그저 두 발로 조근조근 걸을 수 있을 때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찾아 길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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