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꽃, 새

잃어버린 봄을 찾아서

황금햇살 2008. 3. 26. 19:14

봄을 기다리느라 지친 가슴을 채워보려고

더운 나라로 떠난 전지훈련에 빠져 세월 가는줄 몰랐다.

20여일만에 돌아와 지친 몸 달래고 있으려니

지금쯤 봄 소식이 찾아왔을것 같아 뒷산에 올랐다.

 

카메라 둘러메고 나서면 평소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자연의 속삭임이 바짝 다가와 속삭인다.

여기 저기 눈길 닿는 곳마다 힘차게 움터 나오는

귀여운 새싹들의 모습이 나를 반긴다.

 

하얗게 눈이 내려 설화를 찍으려고 뽀드득 거리며 다녔는데

어느사이 이렇게 힘찬 태동을 준비하고 있었을까

자연의 신비로움에 그저 놀라운 가슴을 환희로 채우고

활짝 핀 진달래를 반겨 맞는다.

 

지친 몸 상쾌하게 하려면 아무래도 꽃찾아 또 훌쩍 떠나야 할까보다.

 넌 별꽃이냐 쇠별꽃이냐. 반짝이는 눈망울처럼 언제나 신선하다.

꽃줄기가 잎보다 먼저 나와 둥글게 모여 피는 머위야 반갑다. 

 새빨간 정렬을 분출하듯 힘차게 용틀임하는 작약의 솟아오름도 반갑다.

 새빤간 열매를 맺는 산사나무도 봄을 알리는 새싹을 틔우고...

 목련은 아직 물기만 머금은줄 알았더니 반가운 얼굴 수줍게 보이고

 추운 겨울에도 따스한 기운만 보이면 피어나는 개나리도 활짝 웃고.

'넘나물'이라고도 불리는 원추리도 노란꽃을 피우기 위해 돋아나고...

 언제 보아도 예쁜 돌단풍은 바위틈에서 자라고 잎이 단풍잎 같다고.

 언제나 활짝 피어난 후에야 보게 되는 부지런한 산수유도 곱게 피어 있고.

 우리 집 창 너머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피어나는 명자씨의 사랑과 정렬

 앞산에 붉은 진달래꽃 한아름 엮어 사랑하는 울 님들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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