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노으리와 이스리

찌는 더위를 날려버리는 이스리!!!

황금햇살 2006. 8. 13. 16:07

 

우리집 더위 이기기

 

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밀려간지 며칠이 지났건만

더위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마지막 정염을 활활 불사른다.

자연의 이치는 오묘해서 다 여물지 못한 온갖 열매들 서둘러 익으라고

배려하는 것이리라. 오직 생각이 부족한 인간들만 요만한 더위를 참지 못하고

찬바람이 나오는 모든 기계들 마구 틀어놓고 앞가슴을 풀어헤치며

덤벼들다가 튼튼하게 주신 육신을 병들게 한다.

 

난 못나고 못난 탓에 남들 다 틀어놓고 신나하는

찬바람 나오는 에어컨을 아직 한번도 집안에 들여놓아 본적이 없다.

한 대 있던 선풍기도 16년전 이사하는 날 아쉬운 사람이 집어가고...

몇 년 전인가 찌는듯 무덥던 어느날 착한 큰처남이 우리 식구

더위에 어떻게 되는가 싶어 선풍기 사들고 땀 뻘뻘 흘리며 달려왔었다.

 

 그리곤 올 여름도 이렇게 더위가 계속되고

기은이는 피부가 약해 목 주변이 벌겋게 되어 가려워 자꾸 긁는다.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딸들의 하소연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얼음을 넣어 돌려주는 냉풍기라는 걸 사왔다. 

기은이 마냥 좋아하여 자러 갈때도 방으로 밀고 들어간다.

 

이렇게 더위를 이겨나가니 우리 가족 중에는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 좋고

과부하가 걸리니 전기를 아껴 쓰라는 방송에도 눈치안보며

전기 요금도 저렴하게 나와 가정 경제가 파탄날 염려도 없어 좋다.

 

이렇게 알뜰하게 살아주는 우리 가족들에게

오늘은 가장으로서 시원한 눈요기를 위하여 정성으로 찍어 모아논

내가 사랑하는 이슬방울 물방울을 선물하니 시원하게 보거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방법으로 사시는 모든 우리 님들에게도.....

건강하게 더위를 이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땀 흘리며 살자고요.

 

 

6524